32개월 아기 떼쓰기, "내가 할 거야!"가 시작됐다 (부모가 먼저 변해야 했던 이유)
32개월이 되니 육아가 또 다른 단계에 들어선 것 같다.
예전에는 배고프면 울고, 졸리면 울었다. 무엇이 필요한지 비교적 명확했다. 그런데 요즘은 이유를 알 수 없는 포인트에서 울고, 화내고, 속상해한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왜 우는 건지, 왜 그렇게 화가 나는 건지, 왜 사소한 일에도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반응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아이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보다 내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것을.
"내가 할 거야!"가 시작됐다
요즘 우리 집 쌍둥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내가 할 거야!"**이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도, 현관문 비밀번호를 눌러도, 물을 따라도, 양말을 신어도, 무조건 본인이 해야 한다.
문제는 이미 엄마나 아빠가 해버렸을 때다. 그 순간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운다. 사실 부모 입장에서는 "그냥 다시 하면 되잖아." 싶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다르다.
32개월은 처음으로 **"나는 할 수 있는 사람이야."**라는 감각이 생기는 시기라고 한다. 그래서 단순히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냈다."가 중요한 것이다.
어른이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운다
요즘은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이유로 울 때가 많다.
오늘은 길을 가다가 버스를 봤다. 그런데 버스가 지나가 버렸다. 그 순간 아이는 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왜 우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버스는 원래 지나가는 것 아닌가?
하지만 아이에게는 달랐던 것 같다. 버스를 더 보고 싶었을 수도 있고, 버스에게 인사하고 싶었을 수도 있고, 그저 좋아하는 것이 눈앞에서 사라진 것이 아쉬웠을 수도 있다.
밥을 먹을 때도 비슷하다. 자기가 음식을 흘려 놓고 울 때가 있다. 처음에는 "네가 흘렸잖아."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이는 음식을 흘린 것이 속상한 것이다.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난감을 두고 싸울 때도 마찬가지다. 형이 가지고 있는 장난감이 너무 갖고 싶어서 울고, 막상 손에 쥐어주면 이번에는 또 안 받겠다고 운다. 삐친 것이다. 아이 입장에서는 이미 마음이 상해 버린 것이다. 장난감보다 원하던 순간에 갖지 못했던 속상함이 더 크게 남아 있는 것이다.
특히 쌍둥이는 더 자주 부딪힌다
우리 집은 남자 쌍둥이다. 문제는 똑같은 장난감이 두 개 있어도 싸운다는 것이다.
내 것이 아니라 형이 가지고 있는 것이 갖고 싶다. 동생이 들고 있는 것이 갖고 싶다. 결국 장난감 때문이 아니라 **"내가 먼저 하고 싶다.", "내가 가지고 싶다."**는 마음인 경우가 많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 거야!"라는 소리가 집안에 울려 퍼진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사실 아이들의 떼쓰기가 시작되면서 가장 많이 변한 사람은 아이들이 아니라 나였던 것 같다.
처음에는 아이를 바꾸려고 했다. 떼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고, 고집을 부리지 않았으면 좋겠고, 조금 더 말을 잘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아이를 바꾸는 것보다 내가 달라지는 것이 훨씬 빠르다는 것을.
첫 번째, 일찍 자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바꾼 건 의외로 육아법이 아니었다. 잠이었다.
아이들은 여전히 사랑스럽다. 사실 지금도 떼쓰는 모습조차 귀엽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런데 내가 너무 피곤한 날에는 같은 행동도 다르게 보였다. 체력이 바닥난 날에는 "왜 또 저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 역시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짜증이 난다. 그런데 아이는 이제 막 그런 감정을 처음 경험하는 중이다.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즘은 육아보다 잠을 먼저 챙기려고 한다. 엄마의 체력이 곧 인내심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아이의 발달 특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모를 때는 답답했다. 도대체 왜 저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공부를 해보니 32개월은 원래 그런 시기였다.
"내가 할 거야.", "싫어.", "이건 내 거야."라는 말이 늘어나는 것도, 사소한 일에 무너지는 것도, 자아가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유를 알고 나니 아이를 보는 시선도 조금 달라졌다. 문제가 있는 아이가 아니라 성장하는 아이로 보이기 시작했다.
세 번째, 화를 내면 더 심해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나도 화를 냈다. 몇 번은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그런데 결과는 늘 같았다. 상황이 더 악화됐다. 아이도 울고, 나도 화가 나고, 결국 서로 상처만 남았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 감정도 조절하지 못하면서 아이에게 감정 조절을 가르치고 있네."
아이들은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을 더 빨리 배운다고 한다. 내가 짜증을 내면 짜증을 배우고, 내가 소리를 지르면 소리를 배우게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를 고치려 하기보다 먼저 나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네 번째, 부모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어린이집에서 진행하는 부모교육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진행하는 '긍정적으로 아이 키우기' 프로그램을 듣고 있다. 현재 3회차까지 교육을 받았다. (9회차까지 다 듣고 수료한 뒤의 이야기는 「세이브더칠드런 긍정적으로 아이 키우기 부모교육 후기」에 정리했다.)
교육을 받으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장기적인 육아 목표를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오늘 하루를 무사히 넘기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라는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따뜻함은 어떻게 줄 것인지, 구조화는 어떻게 해줄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신기하게도 그런 고민을 하기 시작하니 아이의 떼를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도 조금 넓어진 것 같다.
다섯 번째, 너무 많은 "안 돼"를 말하고 있지는 않았나
최민준 선생님의 아들 육아 강의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지만, 어쩌면 너무 많은 통제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조금 더 빨리 움직이고 싶었고,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줄 기회를 놓치고 있었던 것 같다.
요즘은 일부러 기다려주려고 한다.
-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싶어 하면 기다려 주고
-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싶어 하면 기다려 준다
- 목욕할 때도 5~10분 정도는 물놀이를 더 하게 해준다
- 길을 가다 개미를 발견하면 잠시 멈춰서 함께 보고
- 꽃에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구경할 시간을 준다
어른에게는 별일 아니지만 아이에게는 세상을 배우는 시간일 수 있으니까.
육아의 질이 달라졌다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달라진 것보다 내가 달라지면서 육아가 조금 편해졌다.
물론 여전히 떼를 쓰고, 여전히 싸우고, 여전히 울 때도 있다. 하지만 밤이 되었을 때 예전처럼 후회하거나 미안해하지 않는다. 오늘 하루 아이들의 마음을 충분히 들어주려고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완벽한 엄마는 아니지만 조금 더 나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생각보다 아이보다 나에게 먼저 찾아온 것 같다.
마치며
32개월은 참 신기한 시기다. 아직 아기 같은데, 자기 생각은 누구보다 강하다. 그래서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할 거야!"를 외친다.
솔직히 부모는 힘들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아이의 떼쓰기는 부모를 힘들게 하려는 행동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서툰 방법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아이를 키운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아이 덕분에 내가 더 성장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도 우리 집 쌍둥이는 장난감을 두고 싸웠고, 버스가 지나갔다고 울었고, 밥을 흘렸다고 속상해했다. 내일도 아마 비슷할 것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이 시절을 그리워하게 되지 않을까.
이 시기 아이의 전반적인 변화는 「32개월 아기 발달 특징」에, 부모의 말투를 아이가 그대로 따라 한 이야기는 「아이가 내 말투를 따라해요」에 이어집니다.
한 줄 요약
32개월 아기의 떼쓰기와 "내가 할 거야!"는 성장의 신호였다. 아이를 바꾸려 하기보다 부모가 먼저 이해하고 기다려주기 시작했을 때 우리 집 육아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모가 먼저 바뀌니 아이가 따라온' 또 다른 사례로, 1년을 어린이집 앞에서 울던 아이가 달라진 이야기는 「어린이집 등원 거부 극복법 – 1년 울던 아이가 달라진 긍정적 아이키우기」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33개월이 되니 이번엔 "내 거야!"가 시작됐다. 그 이야기는 「33개월 아이가 "내 거야!"를 반복한다면?」에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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