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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공부법 – 아이가 한글 배우는 모습에서 깨달은 어학 학습의 본질

외국어 공부법 – 아이가 한글 배우는 모습에서 깨달은 어학 학습의 본질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가끔 신기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이가 한글을 배우는 모습을 보면서 외국어 공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학창 시절부터 영어를 공부했습니다.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공부하고, 시험을 보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렇게 10년 넘게 공부했는데도 막상 외국인을 만나면 말이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 아이는 어떨까요? 32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제법 긴 문장으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왜 아이는 이렇게 자연스럽게 언어를 배우는데, 나는 수많은 시간을 공부하고도 외국어가 어려웠을까?


아이는 문법책으로 언어를 배우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아이는 단 한 번도 문법을 공부한 적이 없습니다. 주어가 무엇인지, 동사가 무엇인지, 조사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자연스럽게 말을 합니다.

  • "엄마 물 주세요."
  • "아빠 같이 가자."
  • "이거 내가 할래."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아이는 문법 규칙을 외운 것이 아니라 수천 번 듣고, 따라 하고, 수정받으며 언어를 습득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자주 쓰는 말부터 배운다

아이가 처음 배운 말들을 떠올려 보면 엄마, 아빠, 물, 안돼, 줘, 더 같은 단어들입니다. 생존과 욕구 표현에 필요한 말들이죠.

그런데 우리는 외국어를 배울 때 어떨까요? 처음부터 현재완료, 관계대명사, 가정법을 공부합니다. 정작 외국인 앞에서는 "물 좀 주세요"도 자연스럽게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를 보며 느낀 것은, 언어는 복잡한 것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가장 자주 사용하는 것부터 배우는 것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아이들은 틀리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 부분이 가장 부러웠습니다.

아이는 하루에도 수십 번 말을 틀립니다. 발음도 틀리고, 문장도 틀리고, 단어도 틀립니다. 그런데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계속 말합니다. 계속 시도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보면 자연스럽게 맞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저는 외국어를 말할 때 "틀리면 어떡하지?"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틀리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말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보며 깨달았습니다. 언어는 틀리지 않는 사람이 잘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틀려본 사람이 잘하게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요.


듣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다

아이는 하루 종일 언어에 노출됩니다.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계속 한국어를 듣습니다. 부모의 말, 친구의 말, 동화책, 노래, 영상. 엄청난 양의 **입력(Input)**이 쌓입니다. 그리고 그 후에야 말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저는 외국어를 공부할 때 듣는 시간보다 외우는 시간이 훨씬 많았습니다. 어쩌면 언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암기가 아니라 충분한 입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말하기는 결과이지 시작이 아니다

예전에는 영어를 잘하려면 말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이를 보며 느낀 것은, 말하기는 시작점이 아니라 결과라는 것입니다.

수많은 듣기와 이해가 쌓인 뒤에야 말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아이가 말을 배우는 과정은 마치 물통에 물을 채우는 것과 비슷했습니다. 충분히 채워졌을 때 비로소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언어 학습의 핵심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아이를 보며 제가 내린 결론은 단순합니다. 언어는 아래 과정을 거치며 습득하는 것입니다.

  • 자주 쓰는 말을 먼저 배우고
  • 많이 듣고
  • 많이 말하고
  • 많이 틀리고
  • 다시 고치면서

어쩌면 우리는 언어를 너무 '공부'처럼 접근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이에게서 다시 배우는 중입니다

요즘은 외국어를 공부할 때 예전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어려운 문법책보다 실제로 자주 쓰는 표현을 먼저 익히고, 완벽하게 말하려고 하기보다 일단 말해보고, 틀리는 것을 덜 부끄러워하려고 합니다. 놀랍게도 이 방법이 훨씬 편하고 즐겁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육아만 배우는 줄 알았는데, 언어 학습의 본질도 다시 배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최고의 언어 선생님은 언어학자가 아니라 말을 배우는 아이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아이에게서 배우는 부모의 자세에 대해서는 「송길영 강연 후기 – AI 시대 부모가 남겨줘야 할 것」에도 이어집니다. 아이가 영어 노래를 통째로 외우며 언어를 흡수하는 모습은 「아이챌린지 호비 2년 후기」에서 호비 영어동요 이야기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낱말 하나를 관찰·비교·추론까지 넓히는 질문법은 「아이 어휘 늘리기 – 낱말 하나로 사고력 키우는 확장질문」에 담아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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