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부모는 아이에게 무엇을 남겨줘야 할까 (송길영 작가 강연 후기)
지난 4월, 남편과 함께 부모교육 강연을 다녀왔다. 강연 주제는 바로 **「AI 속에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가」**였다.
평소 송길영 작가님의 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했고, AI 시대에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이 많았기에 남편과 함께 신청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강연을 듣고 생각이 꽤 많이 바뀌었다. 강연이 끝난 후에는 송길영 작가님의 신간 『시대예보』까지 구매해서 읽었을 정도로 인상 깊었다.
육아를 하다 보면 늘 이런 고민을 한다.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까?", "남들 다 하는 건 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부터 준비해야 뒤처지지 않는 거 아닐까?"
그런데 강연을 듣고 나니 오히려 반대의 질문을 하게 되었다. "우리 아이를 평균적인 사람으로 키우고 있는 건 아닐까?"
AI 시대에는 표준형 인간이 불리해진다
예전 산업사회는 정답이 비교적 명확했다.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회사에 취업하고, 조직에 잘 적응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사회가 원하는 사람도 비슷했다.
- 같은 교육을 받은 사람
- 같은 기준을 통과한 사람
- 조직에 잘 적응하는 사람
하지만 AI 시대는 다르다. 강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 중 하나는 **"AI는 평균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을 가장 먼저 대체한다"**는 이야기였다.
반복 업무, 정형화된 업무, 매뉴얼이 있는 업무는 점점 AI가 더 잘하게 된다. 그렇다면 앞으로 필요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정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자기만의 방식이 있는 사람, 자기만의 언어가 있는 사람, 분류되지 않는 사람.
열심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방향
어릴 때부터 우리는 늘 들었다. "열심히 해라.", "노력하면 된다." 하지만 송길영 작가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했다.
"뭐라도 하다간 중요한 걸 못한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곱씹을수록 무서운 말이었다. 남들이 다 하니까, 불안하니까, 안 하면 뒤처질 것 같으니까 무언가를 계속 추가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아이 교육도 비슷하다. 영어, 수학, 코딩, 체육, 악기… 좋다는 것은 모두 시키고 싶어진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질문은 빠져 있었다. "우리 아이는 무엇을 좋아할까?"
앞으로는 자격증보다 결과물이 중요해진다
강연에서는 대학과 자격증 이야기도 나왔다. 예전에는 대학 졸업장, 자격증, 전문직이 미래를 보장해주는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지식을 얻는 것 자체가 어려운 시대가 아니다. 인터넷에 있고, 유튜브에 있고, AI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래서 중요한 질문이 바뀐다. "무엇을 배웠는가?"보다 "무엇을 만들었는가?"
강연에서 나온 문장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포트폴리오가 졸업장을 이긴다"**였다.
이 말은 아이 교육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 무엇을 외웠는지보다 무엇을 경험했고, 무엇을 만들어봤고, 무엇을 표현해봤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라는 뜻이다.
AI 시대일수록 인간성이 중요해진다
의외로 강연에서 가장 많이 강조된 것은 기술이 아니었다. 오히려 언어 능력, 소통 능력, 공감 능력, 비판적 사고, 자기표현 같은 것들이었다.
AI는 정보를 만들어줄 수 있다. 하지만 관계를 대신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신뢰를 대신 쌓아주지도 못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말은 **"어휘력이 없으면 AI도 어눌해진다"**였다. AI를 잘 쓰는 사람은 결국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다. 질문을 잘하려면 생각이 있어야 하고, 생각을 하려면 언어가 있어야 한다. 결국 언어 능력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
부모의 역할도 달라진다
예전 부모의 역할은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었다. 안정적인 길을 제시하고, 실수하지 않게 도와주고, 경쟁에서 이기도록 관리하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부모의 역할은 조금 달라질 것 같다. 강연에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부분도 여기였다. 앞으로 부모는 아이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몰입하는지,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를 찾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앞으로 부모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강연을 듣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걸 아이에게 가르치기 전에, 나는 그렇게 살고 있는가?
아이 교육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부모의 삶
육아를 하다 보면 자꾸 아이에게 집중하게 된다. 어떤 교육을 시킬지, 무엇을 배우게 할지, 어떤 경험을 제공할지 고민한다.
하지만 강연을 듣고 나서는 질문이 바뀌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나는 무엇에 몰입하고 있는가?
- 아이에게 주체성을 가르치고 싶다면, 부모도 주체적으로 살아야 한다.
- 아이에게 자기만의 길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다면, 부모도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 아이에게 평생 배우는 사람이 되라고 말하고 싶다면, 부모도 계속 배우고 있어야 한다.
생각해보면 아이는 부모의 말을 배우기 전에 부모의 삶을 먼저 본다.
결국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
강연을 들으며 가장 크게 남은 것은 교육법이 아니었다. 어떤 학원을 보내야 하는지, 어떤 공부를 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답도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이었다.
강연이 끝난 뒤 가장 오래 남았던 단어는 **"깊어져라"**였다. 요즘은 모든 것이 빠르다. 짧은 영상, 짧은 글, 짧은 관심. 하지만 앞으로는 오히려 깊게 파고드는 사람이 강해질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자기만의 관심, 자기만의 경험, 자기만의 언어, 그리고 자기만의 이야기. AI 시대에 살아남는 사람은 모든 것을 조금씩 아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사람일지도 모른다.
AI 시대에는 그렇게 자기다움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자기다움을 요구하기 전에 부모부터 자기다운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결국 아이는 부모가 시키는 대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자란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 교육보다 내 삶을 더 돌아보게 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그래서 지금의 부모에게 필요한 것도 아이를 남들과 똑같이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기다운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일인지 모른다. 그리고 그 시작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 자신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부모교육의 시작은 아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부모 자신을 돌아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부모의 말을 따라 자라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삶을 보며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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